- 여중생 체육 선수랑 터미네이터 아머 입은 울트라 마린이랑 싸우라니까
여중생에 계왕권3배만 주니 여중생이 이겨버림
터미네이터 아머. 세라미트-플라스틸 복합 장갑 위에 아다만타이트 외골격이 얹힌 전술 드레드노트 슈트, 크라크 미사일조차 흠집 내기 어렵다는 흉갑12. 그 안엔 프라이머리스 수술로 심장을 두 개, 강철 섬유로 교체된 인대, 부활용 ‘벨리사리안 퍼너스’까지 장착한 인간 병기34.
그의 오른손에는 푸른 룬이 맥박치는 프로스트 블레이드가 들려 있다. 스페이스 울프만이 다룰 수 있는 마스터-크래프트 동결 검. 적과 접촉한 순간 살을 얼리고 가르는 힘이 전설로 전해진다5.
심판이 외친다.
“NO TIME LIMIT. FIGHT!”
“계왕권, 삼 배!”
핏줄이 뜨거운 전류처럼 솟구치고, 시야가 붉게 이중으로 겹친다.
폭발적인 더블레그 다이빙. 그의 허리까지 닿는 시간 0.4초.
팔이 겨우 둘러졌을 때, 초인적인 무게가 그대로 내려꽂힌다.
쿵! 케이지가 진동했지만, 아머 표면엔 먼지 한 점 없다.
30초. 버프가 꺼지며 몸이 납처럼 가라앉을 때, 청백색 검선이 눈앞을 스친다.
프로스트 블레이드가 내 팔끈을 스치자마자 살이 얼어붙고, 미세하게 갈라진 살 틈으로 피가 아니라 서리가 흘러내린다5.
“계왕권, 다시!”
폐와 갈비를 파열시키며 두 번째 불꽃을 지핀다.
오른쪽 다리에 싱글레그 훑기 → 힙 스루 → 백클린치.
그러나 드레드노트 슈트는 팔꿈치보다 두꺼운 장갑판을 비틀어낸다.
servo-모터가 윙 하며 돌더니, 단 한 번의 뒤틀림으로 나는 공중에 던져졌다.
철창에 등뼈가 부딪히는 순간, 그의 센서리움이 붉게 깜박인다.
“인간.” 낮게 울리는 보이스 앰프.
푸른 검선이 다시 어깨를 그어 간다. 온도가 급강하하며 근육이 굳어들었다.
최후의 계왕권을 남겨둔 채, 나는 케이지를 돌며 거리를 벌린다.
하지만 Mk X 파워팩이 구동하는 5초 대시로 순식간에 거리가 소멸된다.
그가 던진 한 손 짧은 찌르기. 터미네이터 아머는 느려도, 프라이머리스의 금속 섬유 근육이 속도를 메운다3.
팔뚝으로 칼등을 빗겨 내며 생각했다.
‘세 번째를 쓰면… 내 몸도 끝나. 그래도, 장갑 사이 틈은 분명 있다.’
“계——왕——권!”
세포들이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마지막 힘이 솟구친다.
좌측 무릎 관절 틈을 노려 다이빙 롤.
차체 같은 장갑 판 아래, 서보-케이블에 손이 닿는다.
힐훅 대신 케이블을 감아 틀어버렸다.
갑작스러운 토션에 서보모터가 비명을 지르며 전원이 차단.
거인의 왼다리가 잠시 굼떠진다.
그 순간, 나는 허리를 꿰어 반달처럼 들어 올렸다.
120 kg의 세라미트 거구가 느리게 넘어가며 매트에 충격파를 뿜는다.
백을 타고 팔뚝을 목 사이 ‘골드 플렉스’ 연결부에 파고든다.
터미네이터 아머도 목 보호링 내부만은 생체 조직.
초인은 팔꿈치로 뒤통수를 찍지만, 서리가 어려 있는 내 팔은 감각을 잃은 채 더 조여 간다.
20초… 25초…
벨리사리안 퍼너스가 응급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려는 순간,
버프가 꺼지기 1초 전──
심장 두 개가 동시에 멎었다.
철창 위 조명이 백열처럼 떨어진다.
드레드노트 슈트가 도저히 움직이지 않는 철덩이로 변해 누워 있다.
나는 허리에 감긴 서리 핏줄을 눌러 보며 숨을 토한다.
“세 번… 끝.”
그리고 사각 철망 밖 시간까지,
잠시 멈춰 서 있었다.
